며칠 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상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국제요리대회 우승자, 알고 보니 뱀파이어?> 내용은 지극히 간단했다. 가상의 존재로만 알고 있는 뱀파이어가 실존하고 있고, 얼마 전 요리대회 우승자가 바로 뱀파이어라는 것. 글쓴이는 그 뱀파이어가 피를 마시는 걸 직접 목격했으며, 자신도 피해를 볼 뻔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당...
* 본 작품의 내용과 설정은 허구이며, 특정 인물, 단체, 종교, 사건 또한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그가 죽었을 것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 폭발에서, 그 화염에서 살아나올 수는 없을 것이라고. 그러면 시신이라도 찾고 싶었다. 버거운 싸움을 해내고 혼자 타들어 갔을 그를 한 번이라도 안아볼 수 있다면. 억만금의 빚을 져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러나 ...
“여기예요!” 주차장 멀리 차에서 내리는 민호가 보였다. 기범은 저도 모르게 팔을 높이 뻗어 붕붕 흔들었다. 덕분에 기범을 빨리 발견한 민호가 속도를 내어 뛰었다. 조금 전, 새벽 장보기를 시작하려는 기범에게 민호의 전화가 걸려왔다. ‘장 보는 거 도와드릴까요?’ 술을 마신 상태에서 한 약속이라 잊어버렸을 줄 알았는데 민호는 용케 먼저 전화를 했다. 그래도...
* 본 작품의 내용과 설정은 허구이며, 특정 인물, 단체, 종교, 사건 또한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살아야 한다! 김기범은 이토록 살기 원했던 적은 없었다. 기억나지 않는 어릴 때부터 지냈던 보육원을 떠나야 했을 때도, 친구가 그다지 많지 않았던 학창 시절에도, 민호를 다시 만나 즐겁게 대학 생활을 할 때도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아마 ...
식당을 하겠다고 한 날, 동료 뱀파이어 이태민은 침대를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다. 뱀파이어가 마늘요리 전문점이라고? 그 아이러니가 태민을 웃느라 정신 못 차리게 했다. 정작 말을 꺼낸 김기범은 아주 진지했다. 이제 마늘은 뱀파이어를 물리칠 수 있는 고전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십자가에 면역이 된 것과 비슷했다. 영생을 사는 동안 익숙해졌을뿐더러 요즘 마늘...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늦은 오후, 작은 가게 앞에 선 김기범은 문 앞에 걸린 간판을 쳐다봤다. ‘체체식당’이라고 쓴 단정한 간판이 노을빛에 반짝반짝 빛났다. 새삼스럽게 간판을 보고 있는 것은 오늘이 개업한 지 백일째 되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고생도, 재미도 한껏 느낀 기범은 특별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기범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 본 작품의 내용과 설정은 허구이며, 특정 인물, 단체, 종교, 사건 또한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민호가 떨어져 나간 것을 느낀 원장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바닥에 앉았다. 그녀의 붉은 드레스는 아까의 육탄전으로 이미 먼지를 뒤집어써 엉망이 된 지 오래였다. 턱선에 맞춰 잘라낸 검은 단발머리도 서로 뒤엉킨 채 사방으로 뻗쳐 귀신 꼴이 아닐 수 없었다. 그...
* 본 작품의 내용과 설정은 허구이며, 특정 인물, 단체, 종교, 사건 또한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여기서 살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아니, 나갈 수 있을까? 그럼 나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수많은 물음표가 기범의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원장의 총이 옆구리를 강하게 찔러올수록 생각은 더욱 깊어졌다. 확률은 점점 제로(0)에 가까워졌다. 끝을 알 수...
* 본 작품의 내용과 설정은 허구이며, 특정 인물, 단체, 종교, 사건 또한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잔잔한 밤바다에 달빛이 평화롭게 부서지건만, 그 위를 거니는 커다란 크루즈는 뱃머리가 요동쳤다. 크루즈의 조타실, 브리지에서는 항해사들과 선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얼핏 보면 흔들리는 배를 바로 잡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들의 움직임에...
* 본 작품의 내용과 설정은 허구이며, 특정 인물, 단체, 종교, 사건 또한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총아 님이시여!” 공간을 뒤흔드는 사람들의 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여자는 뒤로 돌아, 넋이 나간 다섯 사람을 보며 싱긋 웃었다. 그건 여태까지 본 상냥한 미소가 아니었다. 마치 비웃는 듯, 혹은 먹이를 발견한 포식자의 도취한 미소 그사이의 것이었다. ...
* 본 작품의 내용과 설정은 허구이며, 특정 인물, 단체, 종교, 사건 또한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문이 닫힌 로비에서는 바깥 풍경이 마치 거짓처럼 현실감이 없었다. 바깥은 여전히 총알이 빗발치고 피가 튀는데 네 사람이 앉은 로비는 평화롭기만 했다. 물론 무장 군인에게 둘러싸여 감시 아닌 감시를 받는 모양새였지만 말이다. 소영과 영지를 데려왔다는 정장 남...
“형! 형 그림으로 해주시면 안 돼요?” 에이포 용지를 들고 온 후배 가나가 그림을 보여주며 생글생글 웃었다. 딴에는 애교라고 부리는 웃음이었다. 종이에는 나무를 기어오르는 까만 뱀이 그려져 있었다. 금방이라도 뱀이 혓바닥을 날름거릴 것처럼 생동감 있는 그림이었다. 김기범은 자신의 그림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맘대로 해.” “와! 형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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